슈퍼맨이 돼가는 슈퍼IP

코로나19가 삶의 방식을 급격히 바꾸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이 있다. 누구나 아는 IP(지적 재산권)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슈퍼IP’이다. 언택트 비즈니스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게임 속 슈퍼IP의 시장 가능성이 무한대로 커지고 있다.

슈퍼IP란 OSMU(One Source Multi Use)보다 더 확장된 개념이다. OSMU는 콘텐츠 하나가 대박나면 가지치기 하면서 영화, 게임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반면 슈퍼IP는 처음부터 활용성과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만든 소스다.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처럼 거대한 스토리일 수도 있고,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처럼 다양한 변용성을 가진 캐릭터일 수도 있다.

날개 단 웹툰

슈퍼IP의 성장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상품 등을 개발하는 ‘IP비즈니스’도 새로운 기회에 직면했다. 국내 IP비즈니스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웹툰 및 웹소설을 영화·드라마화하는 2차 창작물이다. 한때 비주류 취미생활이었던 웹툰이 어느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 훨훨 날고 있다. 국내 웹툰 시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분야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 한국 웹툰이 큰 인기를 얻으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양사는 웹툰 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IP를 원작으로 하는 2차 콘텐츠 시장으로 적극 확장에 나서고 있다.

1. NAVER

네이버는 미국 시장에서 웹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신의 탑’ 웹툰의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방영한 바 있다. 이는 지난 4월 1화가 공개된 후 미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시장은 웹툰 IP를 공급할만한 제작사, 유통사가 많고, 지역별 니즈에 대응 가능한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 있다는 강점이 있다. 네이버는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에 분산된 웹툰 사업조직을 미국 법인으로 통합, 미국 시장을 거점으로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IP비즈니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2. KAKAO

더 나아가 아예 기획 단계부터 세계관을 만들어 웹툰과 영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SF 장르물인 ‘승리호’는 카카오페이지와 영화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기획단계에서 공동 작업한 프로젝트다. 승리호의 세계관을 공유하며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을, 메리크리스마스는 영화를 제작하여 동시기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이후 다양한 스토리 포맷을 통해 승리호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확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에 유통된 카카오페이지 IP의 통합 일 거래액이 2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 처음으로 일 거래액 1억원을 넘어선 이후 5년 만에 20배의 성장을 일궈낸 것이다.

카카오페이지의 분기 통합 거래액 역시 고무적.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외 IP 통합 거래액이 1000억원을 웃돌며 전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41%의 성장세를 보이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NEXON

여기도 날개 달았다 게임

최근에는 주요 게임사들의 IP가 실적뿐 아니라 기업 가치까지 흔들면서 게임 업계도 IP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온라인 강자 타이틀이 강했던 넥슨은 유명 자체 IP를 활용해 모바일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 IP 중 하나가 바로 ‘카트라이더’다. 카트라이더는 서비스 16주년을 앞둔 오리지널 장수 콘텐츠지만, 최근 이를 바탕으로 한 신작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출시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이는 출시 직후인 4월 기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와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4위를 기록했다. 출시 3일 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10위권 안에 진입한 후 꾸준한 상승세다.

흥행을 이끈 것은 오리지널 IP를 통해 원작의 향수를 모바일에서 재현하며 기존 카트라이더에 익숙한 세대뿐 아니라 게임이 생소한 10대 이하까지 끌어모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이미 사랑 받고 있는 IP의 경우 기존 고객을 잘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통하다 보면 새 고객을 사로잡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다만 기존 팬덤이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IP와 세계관을 선보이는 것은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 IP비즈니스의 대표적 사례인 마블은 아이언맨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다음 작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세계관을 키워 나갔고, 이것이 가능했던 건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IP유니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캐릭터와 그들이 엮어낼 수 있는 세계관이 전제되어야 한다. 

앞으로 IP를 활용한 신작과 콘텐츠의 확장으로 글로벌 시장에 맞는 현지 프로모션을 통해 우리만의 IP유니버스를 창출하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