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아이언맨에 대한 기대


6월 10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가 1천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자동차 회사 시가총액 1위인 도요타와 격차를 크게 좁혔다. 뒤이어 비트코인 시총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반응은 (역시) 남달랐다. ‘lol’라고 트윗을 날린 것. ‘이렇게 높을 정도는 아닌데?!’ 테슬라 주인이 자사 주가 상승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환호성 지르며 좋아하는 대신, 증시의 불합리함을 노골적으로 꼬집는 반전 모습을 보였다.

 

광기가 만들어낸 신화


일론 머스크를 살아있는 신화라고 해도 크게 동요할 이는 없을 것이다. 아이언맨 모델이자 자본가적 선견지명가라 불리는 그는 한 마디로 정의내리기에 조금 복잡한 인물이다. 양극단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 표본이라 할 수 있는데, 파산했다가 엄청난 부호로, 무법자에서 준법 정신의 지도자로 인생 전환이 5G 급이다. 그러나 그의 삶의 방식보다는 이러한 라이프를 만든 (어쩌면 라이프에서 비롯된) 천재성과 독창적 시각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최근 제대로 사고 한번 친 스페이스X에 대한 얘기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외칠 때, 머스크는 ‘우주로! 화성으로!’를 외쳤다. 2020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의 믿을 수 없는 뚝심과 절대 광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반지의 제왕’을 가장 좋아했다는 머스크가 우주여행과 화성에 인간을 정착시키겠다는 야망을 꿈꿔온 것은 당연한 일. 모두가 허무맹랑하다며 스쳐들을 때도, 그는 이를 실현시키고자 불철주야 달려왔다. 그리고 페이팔에서 테슬라, 스페이스X, 보링 컴퍼니에 이르기까지 그가 일궈낸 혁신은, 이상적인 것에서 더 나아가 사회가 요구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5월 30일, 머스크 아니 미국은 또 한번의 역사를 썼다.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을 ISS로 쏘아 올린 것. 이것이 왜 역사인가 하면…

1) 인류 최초로 민간기업이 사람을 우주로 쏘아 올린 사건이다. 이제까지 유인 우주선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세 나라 뿐인데 이 또한 각국 정부가 기업에 주문 제작하는 국가 사업이었다. 그러나 괴짜 기업이라 불리는 스페이스X가 등장하더니 독자적으로 우주선을 개발하고 사람을 우주로 태워 보낸 것이다.

2) 스페이스X는 발사 후 로켓을 수거해 재사용하는 첫 민간기업이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으면 나머지 로켓은 그냥 바다에 버려지는데, 수십억원의 비용이 날라가는 셈이다. 물론 로켓도 재활용하자는 시도는 무수히 많았으나, 제대로 실현시킨 곳이 바로 스페이스X다. 팰컨9로 실패를 거듭하며 성공에 이르렀고, 나사와의 계약 체결로 넉넉한 자금과 함께 지금까지 발전해 온 것이다.

+ 미국에선 묵은 체증을 내린 역사적 순간이 되는데, 2011년 이후 자체 우주왕복선을 종료하고 러시아에 거액을 지불하며 얻어타기를 해왔기 때문. 그런데 이제 비용을 절감하면서 미국에서 유인우주선 발사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아이언맨이 될 수도 있다는 상상

글로벌 테크 패권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경쟁이 과열되는 현 시점에, 이러한 신기록은 괄목할 만한 포인트를 찍었다. 중국이 수십 억의 국가 예산을 인공지능, 블록체인, 그 밖의 다른 프론티어 기술 인프라에 투자하는 반면, 미국은 주로 현실적일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본 시장에 의존해 왔다. 국가 주도를 최소화하고 민간기업과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 역사상, (우주처럼, 그리고 전기차처럼) 인류가 꿈꿔온 광대한 스케일의 이슈를 풀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일론 머스크가 꼽히고 있다.


https://www.futuretimeline.net/data-trends/6.htm

상기 표를 보면, 우주로 사람과 화물을 쏘아 올리는 비용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81년도 스페이스 셔틀이 kg당 약 8만5천 달러였다면, 스페이스X의 펠컨1에 와서 9천달러까지 떨어졌다. 약 1/10이다. 이를 가능케 한 요인 중 하나가 궤도 여행 후 폭발하지 않고 플랫폼에 안착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 설계다.

이에 따라 발사 당 가변 비용은 5억 달러에서 5천만 달러로 떨어졌고 그럼에도 같은 탑재량을 유지한다. 머스크는 동일한 컨디션이면서 초기 비용을 90% 절감하고 지속적인 비용도 90% 절감하는 혁신을 일궜다. 중요한 건 여기서 90% 절감은 자중손실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자중손실은 경쟁 제한으로 시장이 실패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즉, 민간 경쟁을 활성화하여 관료적 자원낭비를 없애고 시장 경제를 재편하는  원동력을 만든 것이다.

국가사업은 보수적이다. 중간에 거치는 벤더의 역사는 오래됐으며 이러한 산업구조를, 마인드를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군가 총대 메고 나타나 (비록 삽질만 하더라도) 총알 하나라도 쏴야 ‘아, 총도 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스페이스X가 성공적으로 첫 삽을 떴으니, 뒤이어 더 뛰어난 기술이 속속 등장해 우주로의 여행이 일상화될 날이 곧 올 수도 있다.

 

 

지금부터 핀테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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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가장 보수적인 금융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렇게 간편할 수 있구나’라고 마인드셋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이끈 것이 바로 핀테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극심한 경기침체가 지속됐고 무언가라도 변화를 줄 수 있는 개혁이 필요했다. IT와 금융을 접목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핀테크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90년대에 인터넷은행이 등장했지만, 우리나라는 2017년에 와서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시범사업자로 참여하며 본격화됐다.

은행 갈 일 없이 인터넷 비대면으로 해결되니, 점포 및 직원 비용 절감으로 예금금리는 높게, 대출금리는 더 싼 운영이 가능했다. 이것이 시장경쟁을 촉발했고, 기존 시중 은행들도 은행권 금리를 떨어뜨리며 너도나도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은행이 인터넷뱅킹을 시도한다고 해서 ‘혁신’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하던 일을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으로 옮겨온 것 뿐, 소비자 관점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등 신용 접근성 면에서는 가야 할 길이 멀었다. 스페이스X가 ‘이래야만 해’라는 기존 관념을 버리고, 우주비행에 있어 중요한 핵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없앴다는 점을 상기해 봐야 한다.

공인인증서 없이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고? 란 생각을 대중화시킨 곳이 토스다. 간편인증과 전화번호만으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난공불락이었던 보수적 금융의 벽을 허물었다.

이러한 핀테크를 넘어 테크핀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다. 바로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다. 핀테크가 금융+기술이라면 테크핀은 기술+금융인 셈.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처음 언급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용어로, 신용카드보다 모바일 QR코드의 결제가 생활화된 중국에서 가장 먼저 나올 법한 문화다.

테크핀이 만드는 혁신은 누구나 평등하게 금융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데 있다. 은행 가서 신용도를 평가하고 어떤 목적으로 계좌를 만드는지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했던 기존 금융 문화가 누군가에겐 ‘도전’으로 다가갔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심리적 벽을 허문 것이 IT 기술의 적용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가면 블록체인과 비트코인까지 얘기할 수 있겠다. 가상자산 결제가 실용화되려면 거쳐야 할 난관이 아주 많겠지만, 스페이스X가 NASA가 안고 있던 관료적 단계를 깨부수고 비용절감 등의 혁신을 가져왔듯 현재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 또한 탈중앙화라는 관점에서 테크핀을 넘어서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 영화적 상상력이 현실화되는 것을 우린 이미 봤으니 말이다.

[참고자료: the Fintech Blue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