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찾는 ‘방역 한류’

한국 헬스케어 산업이 언제 이리도 앞서 있었던 걸까. 세계는 물론, 우리조차 놀랐던 코리아표 디지털 헬스케어가 코로나19에 두각을 나타냈다.

우선 시작부터 빨랐다. 국내 환자가 나타나기도 전에 코로나19 진단 방법은 개발되고 있었다. 그 결과 기존 24시간에서 6시간 내 진단 가능한 RT-PCR 방법이 탄생했다. 그리고 이는 WHO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한 공식 검사 방법이 된다.

일명 ‘마데 인 코리아’ 진단키트가 불티나게 수출됐다. 진단 시간이 짧아져 하루 최대 1만 건도 가능, 정확도는 99%에 이른다. 점점 더 궁금해진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디지털 헬스케어(이하 DH) 동향

헬스케어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돼 개인 건강을 관리하는 산업이다.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5년 790억 달러였던 전세계 DH 시장 규모는 2020년 206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병원비가 감당 안돼 코로나19 진단을 꺼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은 1인당 의료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래서 의료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DH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다. 2013-2017년 1분기까지 글로벌 DH 투자금액의 75%를 유치했을 정도다. 미국은 가장 많은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 기대하는 분야로 피트니스(약 24억 달러 전망/2021년)와 심부전(약 23억 달러 전망/2022년)을 꼽았다. 그리고 크게 4가지 분야에 집중하는데, 원격의료/모바일 헬스케어/피트니스&생활보조/의약품 온라인 판매다. 모두 비용과 시간을 절약해주는 방향이다.

 중국은 어떤가. 우선 인터넷 대기업의 공세가 크며, 이들은 AI 시장 성장을 발판삼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2019년 AI 의료 스타트업은 120여 개, 모바일 케어 관련 앱은 2천개를 넘어섰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AI 의료 관련 투자 건수는 총 241건에 달했다. 특히 AI 의료 비서, 의료 영상, 의료 로봇, 스마트 건강관리 등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이다.

대통령 직속 산하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민간전문위원과 관련 정부부처 합동으로 ‘헬스케어특별위원회’가 설치됐다. 보건복지부가 ‘4차 산업혁명 기반 헬스케어 발전 전략’을 확정·발표했으며, 헬스케어 빅데이터 생산·관리 시범 체계 운영, 인공지능 활용 신약 개발, 스마트 임상시험 체계 구축, 스마트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 헬스케어 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과제를 중점으로 연구한다.

 

DH 의 역량은 어디까지

생명과 직결되는 헬스케어 산업. 현재 사회변혁의 중심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 예측과 예방 의학을 이끌며, 환자 개개인 특성에 적합한 맞춤의학(Personalized), 환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참여의학(Particpatory)의 새로운 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그.래.서. 미래 헬스케어의 핵심기술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정밀의료, 유전체분석, 재생의료 등이 될 것이다.

일등공신은 빅데이터다. 수많은 데이터가 있어야 경우의 수들을 뽑아낼 수 있다. 그러면 예방 및 건강증진, 맞춤형 의학을 통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유전자 분석기술의 발달로 유전정보 확보에 비용 및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다양한 무선센서 발달, 통신 속도 향상, 스마트폰 발달 등으로 외부적인 활동 데이터의 습득이 굉장히 쉬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인공지능을 살펴보면,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인드커머스에서 ‘2018~23년도 헬스케어 분야의 AI 시장 현황’을 발표했다. 헬스케어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얹힐 것인가! 2020년은 생활습관 모니터링-환자데이터 분석-정밀 의학-병원관리 등에 AI가 투입될 거라는 전망이다.

물론, 디지털과 헬스케어의 만남에 있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신기술이면서, 다양한 산업이 크로스되기 때문에 규제 벽이 높다. 이론적으로 완벽한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더딘 작업이라 생각했던 ‘디지털 헬스케어’가 코로나19(물) 만난 고기마냥 펄쩍 뛰어오르고 있다.

 


한류 진단키트, 그리고 백신

신약 1개가 나오려면 후보 물질 1만개를 검토해야 한다. 후보 물질 찾더라도 동물 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실패 확률은 높고, 기간은 10년 넘게 걸리며, 비용은 평균 1조원에 달한다.

 자, AI를 활용하면?
한 번에 100만건 이상의 논문 탐색 가능. 개발 기간 3~4년 단축, 비용은 6천 억원.
그래서 AI 활용한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매년 40%씩 성장, 2024년에는 40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감염여부에 대한 빠른 진단이 필요했다. 1만개를 천천히 검토할 시간도, 어마어마한 비용 앞에 주춤거릴 새가 없다. AI 기술로 탄생한 한국산 진단키트가 ‘방역 한류’로 뜬 이유다.

대표적인 기업이 씨젠이다. 앞서 언급했던, 국내 확진자가 0명이었던 1월 중순부터 진단키트를 개발한 곳이다.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올라온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 데이터를 바탕으로 1월 21일 개발에 착수, AI와 유전자 진단시약을 개발해온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해 단 2주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완성했다. 4월 10일 기준 총 52개국으로 수출 중.

 

 

진단키트는 해결됐고,,, 그럼 백신은?

바이러스를 박멸하기 위해선 백신 개발이 최우선이다.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 인실리코 메디신은 AI를 활용, 코로나19 백신에 적합한 분자구조를 찾아냈다. AI를 활용한 방식은,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는 분자를 만들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AI 알고리즘이 4일 동안 특정 분자를 10만개 만들고 이 가운데 100개를 추린다. 그 다음 인실리코가 그 중 7개를 골라 추가연구를 진행한다. 즉 진단시약 개발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개발기간을 단축시킨 것이다. 그리고 빠질 수 없다 빅데이터! 60여개국에서 취합한 빅데이터를 분석, 바이러스 변이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글로벌 테크 기업의 파워도 만만치 않다. 슈퍼컴퓨터와 AI 기술 등 최첨단, 혁신적, 초현실 등 갖다 붙일 수 있는 모든 좋은 무기는 다 들고 나섰다. AI로 무장한 IBM의 슈퍼컴퓨터 ‘서밋’이 대표적. 서밋의 임무는 코로나19의 숙주 세포 침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약물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설치된 서밋은 8만 개 이상의 약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약물 77개를 가려냈다. 8만 개에서 77개로 추리려면 슈퍼파워 없인 불가능. 우선 1단계를 통과하면, 해당 연구결과 토대로 더 정확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돌기 모델을 만들어 2차 시뮬레이션에 돌입한다. 바이러스는 뾰족한 돌기 단백질(모양이 왕관같다하여 ‘왕관의 스페인어’ 코로나)을 이용해 숙주의 세포에 침투하는데, 이러한 돌기에 결합해 숙주 세포로의 전염을 차단하는 약물을 찾는 게 서밋 과제다.

슈퍼컴퓨터 능력은 초당 1000조 번을 계산할 수 있는 200페타플롭스 성능이다. 서밋의 이력은 가히 화려하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1위 등극. 일반 컴퓨터로 계산하면 수개월이 걸리지만 서밋은 하루나 이틀 만에 처리. 2014년부터 에너지, 첨단재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등 분야에 투입,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고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커리어를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