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왜 금과 비교되는 걸까


어느순간부터 ‘비트코인=안전자산’ 썰이 흘러나왔다. 안전자산이라함은, riskless asset으로 위험이 없는 금융자산이다. 금융적 투자에는 통상 여러 위험이 수반되는데 채무불이행위험, 시장가격변동의 위험, 인플레이션에 의한 자산의 실질가치 변동위험 등이다. 그래서 화폐가치가 요동치는 불안정한 정세에 사람들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처를 몰아간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왜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불리기 시작했을까. 우선 금에 대해 좀 더 알아본다.


금 안전자산 히스토리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오면 금값 상승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한다. 사회 전체가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되면 투자시장에선 안전자산으로의 쏠림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역시나 금값은 코로나19를 맞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은 생산량 대비 수요가 많으며 금 자체가 가진 가치의 희소성과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이 있어 장기적으로 인기가 많은 투자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값은 1천달러 수준에서 800달러로 일시 하락했지만 2달 만에 1천달러로 다시 회복했다. 그리고 12년만인 2020년 팬데믹이 오자 3월 1600달러였던 금값이 1400달러로 하락했다가 6월 8일 기준 다시 170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 경제가 휘청이면 각국은 저금리 무제한 양적완화에 돌입한다. 시중 유동성 공급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주요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므로 실물인 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금은 태생부터 금수저였….었겠다. 가치적으로 따져보면, 최초의 금은 기원전 5000년경. 고대 이집트인들이 태양을 숭배하며 반짝거리는 금을 태양의 상징으로 간주했다. 의미가 부여되니 권력자들은 권위를 자랑하기 위해 금을 탐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경제 가치를 얻게 됐다. 그리고 기원전 650년경, 그리스와 로마에서 금화가 사용되기 시작, 금을 찾기 위한 항해가 시작되며 동방지역과의 교류, 침략 등 전쟁으로 이어졌다.

화폐가 생긴 것은 근대부터이나 당시 사람들은 화페 가치를 믿을 수 없었다. 우선 종이로 만든 화폐에 대한 불신이 컸다. ‘종이에 숫자 써있는 것이 돈이 된다고? 난 그냥 은화로 받을래.’ 이런 분위기가 만연했다. 영국 정부는 지폐를 많이 찍어냈기 때문에 묘책이 필요했다. 그리고 지폐를 은행으로 가져오면 금으로 바꿔 주겠다고 공표했다. 한 두명 씩 정말로 은행에 가서 지폐를 내고 금으로 바꿔나오는 모습을 보자 돈에 대한 인식이 바꼈다. 이렇게 하여 1816년 영국이 금에 화폐가치를 고정해 경제를 운용하는 ‘금 본위제’를 시작했다.

20세기 초까지 모든 국가의 통화가 금에 일대일로 고정됐다. 그러나 금 본위제는 세계 1차대전 때 폐지된다. 각국에서 전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화폐발행량을 엄청나게 늘렸더니 금 생산량을 따라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또한 화폐발행량의 무작위적인 증가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결국 금본위제 정책은 더이상 유지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튀어나온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라고 불리는 이유로, 우선 비트코인 발행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금처럼 유한가치를 지녔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창조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만들면서 총 발행량을 2100만개로 한정지었다. 그리고 4년을 주기로 채굴 보상이 50%씩 감소하게 했다. 비트코인 공급이 너무 빨리 소진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반감기라는 제도를 만들었고 한정된 공급과 늘어나는 수요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이는 데 한몫 했다.

현재 미중무역전쟁이나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이슈로 달러 가치 하락의 우려가 커지면, 자산은 금으로 몰리게 된다. 그리고 약 1년 전부터 비트코인이 금과 대등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고 하기에 갖고 있는 리스크는 많다. 우선 초반에만 해도 비트코인의 엄청난 가격변동이라는 불안요소 때문에 안정성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비트코인이 탄생한 지는 어언 11년이 됐다. 즉 비트코인은 강산이 바뀌는 세월 동안 나름 자신만의 길을 닦으며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 걸어온 녀석이나, 투기성으로 먼저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의 역대 최고치는 2017년 12월 약 19,800달러다. 아직도 깨지지 않은 기록이며, 이때를 고점으로 급격한 변동성은 어느정도 잦아들었다. 그렇다면 탄생 초기의 최저가는 얼마였을까. 최초 비트코인 거래는 약 0.00076달러였다. 최처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무려 320억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그리고 일반인이 느끼기에 비트코인은 갑자기 튀어나온 미래의 돈이다. 즉, 신뢰가 쌓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오랜 역사의 흐름을 타고 이리 깎이고 저리 깎이며 내공을 쌓아온 금과는 비견할 수 없다. 또한 손으로 만질 수도 눈으로 볼 수도(기껏해야 숫자 정도) 없는 실체이기에, 비트코인은 허상이라는 논쟁이 항상 불거졌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돈과 자산에 대한 가치 인식도 5G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11년의 역사 속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점점 자산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급격한 가격변동은 어느 정도 줄어들었으며, 투기보다는 미래자산으로서의 투자로 떠오르고 있다.

즉 가치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내 나라 혹은 전세계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화폐의 정의는 달라질 수 있다.



비트코인과 금의 평행선


최근 일어난 미국 이란의 전쟁 일촉즉발 당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비트코인은 국가간 송금과 환전이 자유롭고 갑자기 사라지지 않으며, 도난사고 위험이 거의 없어 안전자산으로 떠오르게 된다. 실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증시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며 안전자산론을 강화해왔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인 디지털애셋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비트코인 가격은 연간 2배가량 상승한 것인데 이는 미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반비례하는 추세였다. 즉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S&P500 지수가 떨어지고, S&P500 지수가 오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내린 것이다.

또한 비트코인은 대부분의 ICO에서 자금 유치 수단으로 사용되며, 암호화폐 구매 시 기축통화처럼 담보로 잡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 가치 평가는 높아진다. 이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전 세계적으로 자산이 널리 퍼져 있고, 각국의 수많은 지역에서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체결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투입된 자금 또한 막대하기 때문에 비트코인=투기라는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 론이다.

물론 물음표는 항상 따라붙는다. 아직 안전자산이라고 칭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 우선 코로나19가 확산된 지 열흘만에 비트코인은 40% 이상 폭락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현상이 닥치자 글로벌 주식 시장과 금값이 폭락한 데 이어 믿었던 비트코인 마저 급락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기존 투자 원칙 자체가 흔들리는 이변을 양산해내고 있기에 비단 비트코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리고 단 한달만에 다시금 비트코인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하자 현금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자연스레 금 가격이 올랐고 최근 1년간 29% 상승, KRX 금시장은 2019년 월평균 거래량 43.5kg에서 최근 2배 가까이 뛰었다.

비트코인 가격 역시 3월 초 약 5300달러를 유지하다 6월 초 9000달러까지 치솟았다. 3개월만에 81%까지 상승한 것. 비트코인이 차기 금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은 진행되겠지만, 금과 동반하며 안전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음은 계속 입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