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마음대로?!

내 얼굴이 곧 신분증이 되는 세상. 일부 국가에선 혁신적 도입으로, 일부 국가에선 몰카마냥 시행되고 있다. AI의 양면성에 논란이 가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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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누군가 몰래 내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리면 이름과 주소, 기타 세부적인 정보가 검색된다. 단지 사진 하나로 신상정보가 모두 털릴 수 있다는 뜻. 미국 스타트업 기업 ‘클리어뷰 AI(Clearview AI)’에서 불거진 이야기다.

이를 가능케 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수집한 이미지 30억 개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일반적인 사진은 기본, 비스듬히 찍힌 사진이나 회사 소개 페이지까지 있는 정보 없는 정보 모두 긁어 모아 수집한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와 찍힌 사진이 비교되면 이름, 주소, 연락처, 그리고 SNS에 올려진 여러 정보들이 추출되는 방식이다.

2017년 호주 엔지니어가 설립한 클리어뷰 AI는 법 집행 기관과 몇몇 민간기업에만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즉 안면인식 기술로 소아성애자, 테러리스트, 성매매업 등 대규모 범죄자를 추적하고,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려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사법당국의 FBI, 경찰 등 600여곳이 클리어뷰AI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곳이 강조하는 부분은, 오직 오픈 웹에서만 정보를 수집한다는 점이다. 개인 소셜 미디어 계정이나 사적으로 보호되는 정보는 검색 NO. 또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 패널들이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소프트웨어를 검토하고 인증하면서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인다. 법적 가이드라인과 모든 연방, 주 및 지방법을 준수함은 물론이다. 너무 좋은 기술 아닌가? 할 수 있겠지만 혁신적 기술은 언제나 양면성을 지니고 태어난다.

정.말.로 나쁜놈들 소탕하는 목적으로만 사용되는가의 문제다. 물론, 아니었다. 클리어뷰AI가 고객 명단을 해킹당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미 사법기관 외에 억만장자, 뱅크오브아메리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도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여기서 억만장자가 딸의 데이트 상대를 알아내기 위해 클리어뷰AI 앱을 사용, 딸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까지 알아내며 논란이 불거졌다.

데이터의 원천지인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 들고 일어섰다. ‘동의 없이 비밀스럽게 개인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한 것, 명백한  규칙 위반’이라며 클리어뷰AI 측에 정지명령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클리어뷰AI는 당당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구글링한 것과 다르지 않다. 구글 역시 모든  웹사이트로부터 정보를 끌어오지 않는가, 기업은 얼마든지 공공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중.

 

안면인식 기술의 양면


안면인식은 카메라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얼굴을 인식하고, 등록된 안면 데이터베이스와 얼굴 특징을 서로 비교하여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이다. 주변에서 찾아보자면, 아이폰X에 탑재된 Face ID이 있다. 얼굴 갖다대면 보안이 해제된다. 애플은 2019년에 차량 도어락 해제 및 차량 내 공조장치 설정을 위한 안면인식 시스템 2종 특허도 출원했다. 또한 델타항공은 미국 애틀랜타 공항 국제선에서 안면인식기술을 사용 중이다. 탑승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9분가량 앞당겨졌다는 효과다. 쉽고, 빠르고, 편리한 신원인증을 위해 안면인식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것.


애플과 함께 대표 주자가 구글, 아마존이다. 구글은 AI 안면인식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비디오 내 안면을 인식하고 용의자의 빅데이터 조회 기능을 제공하는 ‘아마존 레코그니션’을 미국 정부에 판매 중이다. 감시가 아닌 범법자 검거에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

KOTRA 미국 시카고무역관이 작년 발표한 ‘미국 안면인식 기술, 어디까지 왔을까’ 보고서를 보면, 2022년까지 글로벌 안면인식 시장은 매년 20% 성장, 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미국은 특히 안보와 범죄 조사에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가야할 길에 장벽이 많다. 현재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7개 도시가 시당국의 안면인식 사용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하와이, 미시간, 뉴욕, 매사추세츠주 의회에서도 금지 내지 제한을 추진 중이다. 안면인식  AI 기술의 선두주자인 구글과 아마존도 조금씩 반 안면인식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WHY? 양날의 검 중 검붉은 날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열 올리는 기술

AI 기술이 미국보단 뒤쳐지지만 안면인식 기술면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중국이다. 느낌이 오지 않는가. 사회주의적 감시체제가 더 공고해진다는 느낌. 현재 국가적으로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기업들이 얼굴인식과 감시 카메라 기술 분야에서 UN의 표준을 점령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자국 기술을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보급하는 중. 세계 곳곳에 많이 보급할수록 수집되는 데이터가 방대해져, 결과적으로 중국 AI 기술을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도 압도적이다. 2019년 12월 중국 내 휴대폰 개통 시 안면인식 의무화 조치가 시행됐다. 신분증 사진과 휴대폰 개통인이 동일인물인지 안면인식을 통해 확인하도록 한 것.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베이징 횡단보도 앞 인도에서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춰섰으니, 대형스크린에 무단횡단 한 사람의 모습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름은 없지만 크게 확대된 얼굴, 식별번호가 뜨면서 무단횡단한 총 횟수까지 스크린을 장식한다.

+ 베이징 대학교 출입문엔 안면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 상하이 메트로는 해당 시스템 도입한 뒤 3개월 동안 567명의 범인을 검거했다. 영국 소비자 보안업체 컴페리테크가 2019년 발표한 ‘세계에서 감시카메라가 가장 많은 도시 톱10’에 중국이 80%를 차지했다. 감시왕국에 등극한 것.

 


중국은 안면인식 기술을 AI와 결합, 고도화하면서 실질적으로 사회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것은 기술의 발전인가, 시민감시를 위한 빅브라더의 재현인가. 2019년 3월부터 시작되어 국제 사회 이슈로 대두된 홍콩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들은 하나같이 마스크와 물안경을 썼다. 공안당국의 안면인식 기술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다. 중국 내에서 불거지는 “수십년간 중국 정부가 추구했던 완벽한 사회 통제에 대한 꿈이 4차산업혁명 기술을 만나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탄 섞인 목소리가 결코 과장은 아닐 것이다.

 

빛 보는가, 안면인식

자, 분위기가 전환됐다. 코로나19 사태, 필요성과 혁신성면에서 가장 각광받은 기술 중 하나가 AI다. 빛의 속도로 번지는 전염병을 막고, 수많은 데이터와 경우의 수를 분석해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인공지능이 필수불가결한 존재인 것이다.

어제의 무기가 오늘의 백신이 되는 상황이 눈 앞에서 빠르게 전개됐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안면인식 기술 기업으로 평가 받는 중국 ‘센스타임’. 적외선 측정으로 체온을 재는 기술과 안면인식을 결합한 기술로 방역현장에 뛰어들었다. 마스크를 쓴 사람까지도 누구인지 0.3초내에 파악. 정확도는 99%에 가깝다. 출근하는 직원들이  검역요원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열 측정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을 식별해 공안 등 담당자에게 통보하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칭허(Qinghe) 기차역에 설치된 바이두 AI 안면인식 기술 또한  놀랍다. 37도 이상의 체온을 가진 행인이 발견되면 관계자에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도록 알림 기능을 전송한다. 이는  1분에 최대 200명 대상으로 검색 가능하여, 기존 적외선 체온 측정 시스템보다 검측 속도가 빠르면서 오차 범위는 낮춰 정확도와  효율성은 더욱 높였다.

 중국 저장 항저우시의 훙위안공원에서는 보안 직원들이 AI 스마트 안경을 쓰고 바이러스 감염 의심자를 가려냈다. 1m 이내 거리에 있는 입장객들의 체온을 측정해 감염 의심자를 신속하게 탐지해낸다. AI 스마트 안경은 2분 내 수백명의 체온을 측정하기 때문에 진단받기 위한 시간 또한 줄인다. 체온이 기준치보다 높은 사람을 발견하면 경보음이 울리고 디지털 자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항저우시의 공안 및 교통 당국에도 AI 스마트 안경이 제공되면서 활용도가 확대됐다.